from tv series/SPN 2009/09/12 00:49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오늘이 슈내의 5시즌 프리미어였는데 공교롭게도 휴일이어서 바로 봐버렸습니다. 아우. 덕분에 하루종일 싱숭대서 아무 일도 못했어요. 크립키 이 문어놈... 또 파일럿은 괜찮게 뽑아놨는데 앞으로 어떨런지... 하긴 6시즌만 안하고 깔끔히 끝내주면 만만세일 것 같은 전개던데요. 구리니까 빨랑 끝장내! 라는 말이 아니고 파일럿에서 던진 화두만 봐서는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지금까지 끌어왔던 테마를 적절히 마무리지을 수 있겠더라고요. 하지만 이 문어남이 언제 팬들 기대대로 움직여줬어야 말이지.
하여간... 5x01은 무척 우울해서 하루종일 우울한 노래만 들으며 곱씹게 됩니다. 이제 불행해보이지는 않지만, 여전히 진흙밭이고, 서로 믿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해요. 언제 함께 있는 단 한 사람을 가까이 느끼지 못하는 것만 고통이 있을까. 이건 뭐 부부가 아니라 이혼도 못하고....


2.
제가 왜 바텀딘을 선호하는지 뒤늦게 깨달았는데, 저한테는 딘은 어디까지나 샘의 보호자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이 정도로 애정을 쏟는 손아래사람을 올라타면(...) 뭔가 걸맞지 않단 말예요. 게다가 네살이나 형이고, 마초에다 성격도 강하니까 딘이 탑이면 권위를 이용해서 깔아눕히는 것 같아서 제 안에서는 거부감이 좀 있죠. 저 자신이 둘째니까 형이 너무 형 노릇하려고 들면 싫어요!ㅠ ㅠ 나이도 있고 성격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생을 존중해주고, 깔아뭉개지 않는 딘이 좋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마미 딘인걸요.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딘바텀으로 수렴되고야 마는 거죠. 심지어 요즘은 pre-series의 틴딘이 탑인 것도 못 보겠어요. 하긴 틴샘이 바텀인 것도 보기 싫긴 마찬가지인 걸 보면 저의 쇼타기피와 맞물려서 그런가; 사춘기 애들끼리 닿을 듯 말 듯한 긴장이 있는 건 정말 좋은데 본격적이 되면 그것도 좀 거시기...
그런 주제에 딘탑도 넙죽넙죽 잘 보긴 합니다만...명문名文에는 취향이 없는 법이고 성격만 두고 보면 딘도 누구한테 깔리고 살 성격이 아니라. 다만 샘에게만 그냥 순순히 바텀해주면 좋겠어요. 단지 취향탓이죠. 남자냄새 나는 바텀 좋아함. 더 좋아하는 놈이 깔려야 됨. (그리고 제 안에서 더 좋아하는 놈은 항상 절대적으로 딘임) 여왕수는 용서 못해 차라리 여왕공을 지지하겠다 이런 취향. 저는 여왕수라면 같은 하늘 아래 두고 보지 못하고 그저 주먹을 불끈 쥐는 사람이라. 이유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렇더라고요.


3.
어쩌다 보니 1시즌을 슬슬 다시 둘러봤는데 아 이런 맙소사. 샘 너무 예뻐요!ㅜ ㅜ 세상에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고 빗취스럽고 모델같이 온몸이 쭉쭉 뻗은 애가 다 있나! 이런 적절한 근육질의 사슴! 캡쳐를 했는데 막 샘 천지! 어쩌자고 이런 애를 횽아 말 안 듣는다고 미워했을까! 이렇게 예쁜 애를, 횽아도 예뻐서 안달을 하는 애를!
그 시절 새미는 정말로 적절하게 냉철하고 적절하게 불타오르고 있었지요. 천성적인 예민함, 영민함, 독립한 인간으로서의 자존심, 그런 것들이 아직 애띤 외모랑 어울려서 반짝반짝 해요. 목표가 분명했고 자기 자신을 의심할 줄 몰랐으며 한 명의 어른으로서 중심을 자신 안에 갖고 있던 샘.
그렇던 애가 뒷시즌에 망가진 거 보면 제 가슴이 다 답답합니다. 샘은 절망해버렸고, 경계를 잊었고, 선을 넘었어요. 그리고 죄책감과 무력감에 시달려요. 불쌍한 샘. 니 인생 왜 그렇게 됐냐. 근데 니네 형도 너무 지쳐서 이제 너 못 돌봐주니까 알아서 갱생해라;;


4.
1시즌의 존도 다시 봤지만... 와 진짜 제프리 딘 모건의 존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x100 다정해요. 정말이지 이런 눈빛으로 애들을 혼내고 귀신교관으로 조련시켰다니 믿을 수가 없는 거죠. 물론 화낼 때는 쪼끔 무섭지만 존은 그래도 가끔은 그렇게 다정하게 웃었을 거 같은데.
제가 생각하는 존과 딘은 사실 엄청나게 사이가 좋아요. 모든 것을 터놓고 지내지는 않지만-감히 딘은 그러기를 바라지 않지만-분위기 자체는 상당히 편안했을 것 같아요. 샘이 존의 성격을, 집요함과 고집을 물려받았다면 딘은 존의 성향을, 취향과 사고를 물려받았으니까. 성격은 다르더라도 사고가 같은 사람이 동반자로서는 편안하죠. 사냥하지 않고 같이 집에 있을 때면 나란히 앉아 정성껏 총 손질이라도 하고 있을 테고, 존이 언성 높일 말대꾸는 절대 하지 않을 딘이니까 겉보기에는 정말 사이좋은 부자로 보일 법 합니다. 그 사이에서 학교 공부라도 하고 있을 샘은 아마 속이 꼬였을 테고요. 자기만이 이 집의 유일한 별종으로 느껴졌을 테죠.
그 시절 샘에게 있어서 딘은 최초이자 최후의 아군이면서도 아버지의 세계에 완벽하게 속해 있는 배신자였겠죠. 싱클레어('데미안') 식으로 하자면 두 개의 세계에 동시에 속해 있는 사람. 존보다도 샘에게 혼란을 가져다주는 게 딘일 테고. 대학에 가기 전까지 샘은 존만큼이나, 어쩌면 그 이상으로 딘을 싫어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음... 존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결국엔 또 샘딘 생각을 하게 되네요.


5.
사실 이럴 때가 아닌데 심심하군요.


2009/09/12 00:49 2009/09/12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