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daytalk 2005/01/15 00:00

어렸을 때, 그때 우린 양옥집 2층에 살고 있었는데,
그 집은 골목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마주치는, 시야가 뚫린 집이었다.
그땐 부모님은 맞벌이였고 동생도 없었던 때라 늘 혼자 집에 있었던 게 기억 나.
혼자 밥 먹고 책 읽다가, 딱 저 시간 때쯤, 해질 때즘 되면
계단참에 앉아서 사람들 지나다니는 걸 구경했다.
잠깐 개를 키웠었기 때문에 가끔은 내 강아지도 같이 구경했었는데.
정말 조용한 시절. 조용했던 동네.
저녁쯤 되면 애들이랑 어른들이 눈 아래서 왔다갔다 하면서 집에 가는 걸 보는 게 참 좋았어.
'집에 빨리 가야지'하는 걸음걸이 같은 게 있으니까.
그런데 정작 언니랑 아빠엄마가 집에 들어오는 걸 구경한 적도 마중한 적도 없었다.
조금 떨어진 데서 보는 게 좋았을 뿐이고,
그 긴 시간을 마냥 기다리는 건 싫어서.

그래도 사람이 점점 좋아져.
사람사는 곳이란 좀 무질서해서 구역질 난다고 해도 말야 참 애틋하단 말이지...
밥 먹고 말하고 화내고...이런 일들이 이렇게 가슴을 턱 메이게 하는 걸 보니...
내가...건실한 인간이 되려나 보아...=_=;;
요즘은 취직 다음엔 결혼이다!하고 결심했을 정도니...;
인간, 역시 1초 앞도 모르는 거구나...

2005/01/15 00:00 2005/01/15 00:00